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Edited by Leun Kim

여행 잡지를 보면 관광지의 근사한 사진을 찍어 놓고 그 곳을 홍보하는 것들이 많은데, 막상 가 보면 실제 사진을 보고 예측한 것과는 너무나 딴판이었던 경험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결국 사진이 현실을 왜곡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초점거리 짧은 광각렌즈로 인한 눈속임보다 초점거리 긴 망원렌즈에서 더 잘 일어나는 것 같다. 다음 사진 둘은 인터넷에 떠 도는 “경주 vs 교토“라는 사진인데 이 것 때문에 한동안 경주가 매우 까였던 적이 있다…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일본 교토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한국 경주

 
사진만 보면 까일 수 밖에… 뭐 일단 기본적으로 한국이 간판에 원색을 많이 써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일본 교토(사실 사진에 나온 곳은 “나라”이다)도 사진과는 좀 다르다. 다음은 교토의 같은 장소에서 화각을 넓혀 촬영한 모습: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일본 교토

 
간판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정확히 같은 장소를 찍었다. 실제로 맨 처음에 나온 교토 사진의 경우 골목 안에서 찍어서는 저런 사진이 나올 수 없고, 저 거리 초입(初入)에서 망원으로 땡겨 찍어야 저런 뷰를 찍을 수 있다(그것도 이른 새벽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가 차와 사람이 없을 때를 기다려 동이 틀 때 심혈을 기울여 찍어야…).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초점거리와 화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나도 그랬지만 초심자들의 경우 “망원렌즈”라는 것이 단순히 먼 곳에 있는 물체를 크게 찍기 위해 존재한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보통 망원렌즈를 판매할 때 다음과 같은 비교사진을 많이 홍보하면서 판매하기 때문: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출처: http://www.sigma-imaging-uk.com/principles-of-the-lens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일수록 더 멀리 있는 사물을 크고 선명하게 찍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이 충분히 가까이에 있는 사물을 찍을 때에도 먼 거리에서 망원렌즈로 땡겨 찍는 경우가 많이 있다: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출처: http://www.photocheatsheets.com/eTips.aspx?et=23

맨 앞 아치형 구조물의 크기는 사진 5개가 거의 동일한 크기로 찍혔지만 뒷 배경이 표현되는 양상은 굉장히 다르다. 위 사진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듯 뒤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망원렌즈로 땡겨 찍었을 경우(230mm) 실제로 왠만큼 떨어져 있는 사물들은 거의 붙어있는 것 처럼 왜곡되어 찍힌다. 이를 배경 압축 효과라고 한다. 반면 가까이 다가가서 16mm의 광각렌즈로 초점거리를 길게 하여 찍었을 경우에는 실제로는 조금 떨어져 있는 물체들이 많이 떨어져 있는것 처럼 찍힌다. 게다가 230mm의 망원렌즈로 찍었을 때에는 하늘이 전혀 나오지 않고 배경으로 푸른 산만 나오는데 반해, 16mm 광각렌즈로 찍었을 때에는 굉장히 넓은 범위의 배경이 담긴다.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출처: http://grp.ph/focal-length

 
초점거리 (Focal Length)는 위 그림과 같이 카메라 센서와 카메라 렌즈 사이의 거리(단위는 mm)로 정의된다(보통 렌즈가 여러개의 오목, 볼록렌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 렌즈라는 표현이 좀 애매한데 여기서는 편의상 맨 바깥 렌즈라고 해 두자). 망원 렌즈의 경우 센서와 렌즈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멀리 있는 물체가 센서의 상을 꽉 채우게 되고, 상대적으로 같은 거리에서 찍을 수 있는 화각은 좁아진다. 센서와 렌즈와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려야 하기 때문에 망원렌즈는 보통 “대포”가 많다.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망원렌즈와 광각렌즈

위 그림은 필자가 포토샵으로 한 번 그려 본 것이다. 찍고 싶은 물체는 진한 빨간색의 판이며, 진한 파란색과 옅은 파란색의 판은 배경이다. 진한 빨간 실선과 진한 파란 실선은 배경에 상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맺히는지를 관찰하기 위한 선이다. 결국 두 종류의 렌즈로 빨간 판을 같은 크기로 찍었을 때 다음과 같은 결과가 카메라에 찍힌다.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가까이에서 광각렌즈로 찍었을 때 찍히는 사진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멀리서 망원렌즈로 찍었을 때 찍히는 사진

가까이에서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렌즈로 찍었을 때에는 진한 파란색 배경은 빨간 피사체에 가려서 아예 나오지도 않고, 주변의 광활한 배경(옅은 파란색)이 모두 사진에 담긴다. 반면 멀리서 망원렌즈로 빨간 피사체를 땡겨 찍었을 경우에는 뒷배경의 극히 일부분인 진한 파란색 배경만이 사진에 나오게 된다. 같은 비율로 찍고 싶은 피사체를 사진에 담는다 하더라도 사용하는 렌즈의 초점거리를 통해 뒷 배경을 조정할 수 있다!
 

초점거리와 화각 - 망원렌즈 믿지마라!
출처 : http://grp.ph/focal-length

특히 인물사진의 경우 망원렌즈가 유리하다는 것이 이런 배경 압축 효과 때문이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400mm 망원렌즈로 멀리서 땡겨 찍었을 경우의 배경이 압축되어 인물 사진이 좀 더 사는 것 같다. 24mm 광각렌즈로 가까이서 찍었을 경우 잡다한 배경들이 다 나와 산만한 느낌이 든다.
 
거기다 망원렌즈로 땡겨 찍을 경우 아웃포커싱 측면에서 이점도 챙길 수가 있다. 초점거리(mm)를 F, 조리개 직경(mm)을 D로 두면 조리개 수치 f값은 f = F/D 로 정의되는데, 망원렌즈와 광각렌즈가 만약 이 조리개값 f가 동일한 경우, 초점거리 F가 큰 망원렌즈는 필연적으로 조리개 직경 D를 크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아웃포커싱은 조리개 직경이 커질수록 더 잘 일어나므로 결국 같은 조리개값이라 하더라도 망원렌즈가 유리하다. 사실 보통은 망원렌즈의 조리개값이 심지어 훨씬 크더라도 아웃포커싱이 더 잘 일어난다. 예를 들어, 200mm f4 L 형아백통과 24mm f1.4 단렌즈를 비교해 보자. 형아백통의 경우 최대로 땡겼을 때 조리개가 D = 200mm/4 = 50mm = 5cm 열리는데 비해, 24mm 단렌즈는 D = 24mm/1.4 = 17mm = 1.7cm밖에 안 열린다. 결국 f값이 낮은 렌즈라고 무조건적으로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고는 할 수 없다.

 

 
I was born and raised in Daegu, S. Korea. I majored in electronics and math in Seoul from 2007 to 2012. I've had a great interest in math since freshman year, and I studied PDE in Osaka, Japan from 2012-2014. I worked at a science museum and HUFS from 2014 in Seoul. Now I'm studying PDE in Tokyo, Japan. I also developed an interest in music, as I met a great piano teacher Oh in 2001, and joined an indie metal band in 2008. In my spare time, I enjoy various things, such as listening music, blogging, traveling, taking photos, and playing Go and Holdem.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me with comments, email, guestbook, and social med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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