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대(도쿄대) 대학원 박사과정 입시 수험기

Edited by Leun Kim

오늘로 동경대(東京大学) 대학원 수리과학연구과 박사과정 입시 끝!
이 우편물 하나 받는데 정말 많은 시간 걸렸다. 오랜만에 이 폴더가 업데이트 되는군…
이번에도 그간의 도쿄대 대학원 박사입시 일정과 주고 받았던 메일들을 기반으로 수험기를 작성해 본다.
 

일단 학교를 선정해야 하는데… 석사를 간사이 지방에서 한지라 교토대학(京都大学)과 오사카대학(大阪大学)은 다시 가고싶은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다(물론 받아줄 지도 의문이지만). 또 촌구석은 가기 싫고… 결국 남은 후보로 도쿄대학과 도쿄공업대학 정도가 선상에 오른다. 도쿄공업대학은 뭔가 공대 이미지가 강한 것 같고 해서 결국 도쿄대 1곳만 원서를 내기로 결정. 사실 이게 안되면 “에라이 내 길이 아닌가보다, 그냥 돈이나 벌자”는 각오였다. 2014년 여름에 그리 우수한 논문은 아니지만 단독으로 논문 3편을 쓰기도 했고, 석사논문도 꽤 좋은 곳에 출판되었으니 어느정도 자신감은 있는 상태(라고 자위해 본다).
 
먼저 2014년 10월에 도쿄대학 수리과학연구과 사무실 담당자에게 박사 입학 의향이 있다는 메일을 보내게 된다. 전년도 입시 요강과 원서를 메일을 통해 입수할 수 있었다. 2016년 입시 원서와 요강은 2015년 1월에 다시 신청하라는 회신을 받는다. 도쿄대학 수리과학연구과의 경우, 외국인은 일반전형에 응시할 수 없고, 외국인 특별전형(면접을 추천서와 메일을 통한 인터뷰로 대체)에만 응시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일본 국내 거주의 비자가 있는 외국인의 경우에 한하여 일반전형에도 응시가 가능하다.
 
전년도 입시요강에서 제출서류들을 살펴보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일단 출신 학교(학사, 석사 포함)에서의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한국의 대학들의 경우 그냥 인터넷으로 간단한 절차를 통해 각종 증명서 등이 발급 가능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안습..orz. 석사 출신학교인 오사카대학 수학과 사무실에 연락했더니 “직접 와서 가져가야 될 것 같아요!”. 읭? 증명서 하나 받자고 비행기 타고 오사카를 가야 된단 말인가?! 일본 현지 대리인을 통한 방법도 알려 주던데 이건 또 뭔가 민폐인거 같아서 포기. 어찌저찌 사정해서 결국 내 신분 증명할 수 있는 것들과 간이 신청서, 그리고 국제 우편환(현지에서 현금으로 교환 가능한 우표)을 EMS 서류에 동봉해서 보내면 우편으로 보내 주겠단다. 2014년 11월 EMS를 오사카대학으로 보내고, 12월 중순쯤 필요한 서류들 마침내 획득 성공!
2014년 여름에는 JLPT N1 점수를 갱신하기도 하고, 강남의 해커스 토플 학원도 다니기도 했다. 그 후 세미나에서 이것저것 발표를 하기도 하면서 2014년을 마무리.
 

일본 동경대(도쿄대) 대학원 박사
2014년 12월말 낙산공원에서

 
2015년 1월 14일, 도쿄대학 수리과학 연구과에 2016년도 박사과정 입시원서와 요강을 청구, 이틀 뒤에 메일을 통해 원서와 요강을 획득한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추천서 2장이 요구되고 있어서, 그날 바로 오사카대학의 전 지도교수와 다른 교수에게 나에 대한 추천서를 부탁하는 메일을 전송.. 전 지도교수에게서는 2주뒤에 보내주겠다는 회답이 바로 왔지만, 다른 교수는 외국 출장중이라 1달정도 뒤에 추천서를 획득ㅠ. 결국 2월 중순경 황금같은 두 장의 추천서를 손안에 넣게 된다.
 
그 후, 전부터 계속 쓰고 수정하고 하던 원서(동기/연구계획 등등)를 거의 마무리하고, 미비된 서류가 없는지 최종 점검. 2월이 끝나기 전에 EMS를 통해 도쿄대학으로 무려 A4용지 150장이 넘는 박사입시 원서를 전송한다(물론 대부분의 페이지가 그간 썼던 논문들과 그에 대한 요약 등이다..). 봉투가 터지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지만 다행히 도쿄대학 사무실에서 잘 받았다는 연락과 함께, 심사위원회에서 서류 검토 후 근시일 내에 인터뷰가 있을 수 있다는 메일을 받는다.
 
그렇게 약간은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3월 중순이 되도록 아무런 연락이 안온다. 연락이 안 온다고 메일을 보냈더니 조만간 김군이 희망하는 교수가 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할 것 같다는 회신이 도착. 몇 일 후 희망 교수로부터 메일이 왔다. 10여개의 질문이 쓰여져 있었는데, 대부분 평범한 것들,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이었기 때문에 2일 후에 바로 답신을 쐈다! 그런데 그날 바로 “당신이 보낸 메일의 일본어 글자가 깨져서 알아볼 수가 없다..” 는 회신을 받고 황급히 pdf로 바꿔서 다시 보냈다. 이번에는 다행히 “잘 받았다” 는 말과 함께 앞으로 심사가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소요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그 후 4월로 넘어가서 뜬금없이 오사카대학 재학 당시 지도교수로부터 “현재 김군 단독으로 쓴 3개의 논문의 상태를 알려주세요” 라는 메일을 받는다. 원서에 “나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적는 칸에 있었는데 거기에 전 지도교수의 이름을 써서 도쿄대학에서 나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나 보다. 3개 모두 “투고중” 으로 답변. 그 중 하나는 최근에 전 지도교수의 논문에서 인용되었다.
 
(이후삭제)

그렇게 별 다른 소식이 없다가 5월 21일.. 도쿄대학으로부터 나에 대한 ‘내정’이 있었다는 메일을 받게 된다. 6월에 있을 교수회의에서 최종 승인되면 공식적인 입학허가서를 EMS로 보내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류가 우편함에 꽂혀 있었다. 원래 이런 서류를 받으면 신나야 정상일 것인데, 별 감흥이 없었다. 역시 20대도 몇 년 안남았고, 슬슬 자본주의의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니 어쩌면 내가 진정 좋아했다고 믿었던 것이 홀로 수학을 탐구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긴 사람 생각은 죽을때까지 계속 바뀌니까..

 

 
I was born and raised in Daegu, S. Korea. I majored in electronics and math in Seoul from 2007 to 2012. I've had a great interest in math since freshman year, and I studied PDE in Osaka, Japan from 2012-2014. I worked at a science museum and HUFS from 2014 in Seoul. Now I'm studying PDE in Tokyo, Japan. I also developed an interest in music, as I met a great piano teacher Oh in 2001, and joined an indie metal band in 2008. In my spare time, I enjoy various things, such as listening music, blogging, traveling, taking photos, and playing Go and Holdem.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me with comments, email, guestbook, and social medias.



20 comments

  • 블로그 와서 자주 구경하던 학생인데 한 동안 수학 관련 소식이 없으시길래 근황이 궁금했는데 우와 이렇게 대박을 터뜨려 주시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검색으로 들어오게 됐는데 궁금한 점이 있어서요.일본에서 박사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박사 논문 제출은 일어로 하는지 영어로 하는지.아님 둘 다 제출 해야 하는지 궁금해서 글 남깁니다학교측에 문의했는데, 코스웍은 일어로 진행된다는 말만 있고 논문에 대한 얘기가 없어서요.검색해서 보니 대부분 박사과정은 영어로 논문 쓴다고 하는데 학교마다 다른건지 궁금합니다.불쑥 질문 드려 죄송합니다그리고 박사과정 합격하신 거 축하드립니다.시간 남으시면 꼭 답변 부탁드릴게요고맙습니다.

    • 안녕하세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박사학위 논문은 일본뿐만 아니라 대부분 영어로 쓰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이공계열의 경우..).적어도 수학전공의 경우 박사학위 논문은 여러개의 소주제들로 이루어지는데 그 주제 하나하나마다 국제저널에 퍼블리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영어로 썼을 경우 이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아 그렇군요!^^답변 정말 고맙습니다.저는 현재 영어권 나라에서 공부 중이라서 영어가 편하거든요.영어로 논문 쓰는 거라면 정말 다행이네요.물론 수학이나 이공계열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도움 많이 되었어요.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시간 여유 있으실 때 박사생활 포스팅 해주세요^^기대하겠습니다.건강 하시구요!!^^

  • 블로그 자주 구경하던 학생입니다. 저도 일본 유학을 생각했었지만 방사능 위험때문에 접었습니다. 특히 먹는 음식으로 인한 내부 피폭가능성이 있어서요.차라리 간사이는 좀 나을텐데 도쿄는..음.. 방사능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 들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쎄요, 뭐 저는 지금은 별 생각이 없는게 사실이지만 가게되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겠죠~

  • 와, 도쿄대 박사 과정이라, 결국에는 도쿄대를 가셨네요. 축하합니다! 이제는 별 감흥이 없다고 하니 나중이 되면 이 과정들도 하나의 tough stuff라고 생각이 될 수도 있겠네요..ㅎㅎ

  • 축하드려요 :) 저도 편미분방정식 전공하는 학생이고요, 세부분야는 약간 다르지만 종종 뵙게 될 것 같기도 하네요. 박사학위도 좋은 결과로 마치시길 응원할게요 ! 

  • 도쿄대로 오는군요ㅎㅎㅎ 석사는 오사카 박사는 도쿄라…. 나중에 도쿄에 가면 한번쯤 볼수 있을지도^^ 난 지금 박사 3년차인데도 결과가 없어서 죽을맛이라는..ㅠㅠ 블로그 살펴보니 논문을 여러개 publish했던데 부러워 죽겠어요 아주ㅎㅎㅎ 

    • 앗 선배님 누추한 곳에 들러주셔서 감사드려요 ㅎㅎ 논문이라고 해 봤자 좀 뻔한 결과들이라 부끄럽네요. 그나저나 JSPS DC1 신청하려고 들어갔더니 3개월 전에 접수가 끝나있어서 지금 좀 멘탈 붕괴중입니다..ㅋㅋ 다른 펀딩 알아보느라 정신 없네요ㅠ 아 참 이번에 출판하신 논문 축하드려요. 유클리드 접속이 제한되어 구입은 못했지만.. 혹시 시간 되시면 메일로라도 한 번 보내주세요~

    • 뻔한 결과라도 publish 되면 장땡임ㅋㅋㅋ 내 결과도 뻔한거라 보내주기도 민망하네요ㅎㅎㅎ 흠.. JSPS가 안됐다니.. 도쿄는 여러가지로 생활비가 살인적이라고 들었는데 많이 난감하겠네요;; 단기간 지급하는 현지 로터리장학금 같은거라도 잘 알아봐요. 여기 수학과에 아는 한국인도 펀딩없이 왔는데 로터리받으면서 잘 버티더라구요. JSPS야 나중에 DC2로 하면 졸업후에도 1년이 가능하니 이왕 지나간거 좋은쪽으로 생각하시고^^ 완전 뻔한 결과지만 원한다면 논문 보내줄게요. 아 그리고 혹시 필요한 논문같은거 있으면 여기서 열람되는거면 말하면 언제든 파일로 보내줄께요^^ 그럼 내년4월입학인건가요?

    • 뭐 내년이라도 신청해야죠 ㅠㅠ 로타리는 금액이 너무 적어서 학교 내부껄로 한 번 해 보려고요. 아마 내년 4월에 갈 거 같습니다(아직 취직할 지 심각하게 고민중이긴 합니다만 가는 쪽으로 갈거 같습니다). 논문은 서강대 졸업생 신분으로 잘 다운받고 있습니다 ㅎㅎ 논문 잘 받았습니다. 건강 관리 잘 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