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또다른 시작? – 이학연구과 석사과정 종료

Edited by Leun Kim

Osaka-University-Master-Degree
마키오치역(牧落駅) 앞에서 콜택시를 기다리며

 
오늘(2014년 3월 25일)로 나의 오사카 라이프는 끝이 났다. 어제 새벽까지 짐을 싸고 택배 박스를 포장하고 1시간 쪽잠을 잔 후 오전 8시쯤 기상. 공금 수납 등의 업무들을 아침에 마무리하고 레오팔레스 퇴실을 준비했다. 레오팔레스 퇴실 절차도 꽤나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결국 이 날 오전에 있었던 졸업식은 또! 참여하지 못하고 말았다(학부 졸업식도 교토대학 수험일정과 겹쳐서 참석하지 못했는데 난 언제쯤 졸업식을 가보나!).
 
그렇게 퇴실 후 우체국에 가서 남은 짐들을 택배로 보내고 캐리어 하나, 가방 하나, 삼각대를 몸에 이고 콜택시를 불렀다. 이걸 모두 들고 전철로 이학연구과 정문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10여분을 달려 이학연구과 정문에 하차. 원래 학위기(学位記) 수여식은 오후 4시 이후부터가 원칙이지만, 나는 비행기 시간이 일찍 잡혀 있어 학위기를 2시간 먼저 달라고 부탁해 놓은 상태. 다행히 이학연구과 측에서는 나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졸업생들은 모두 졸업식을 갔기 때문에 학교는 꽤나 조용했다. 수학도서관에 가서 카드를 반납하고, 최종적으로 내 메일박스를 확인하고 나서 학위기를 집어 가기 위해 수학과 사무실로 갔다.
 
직원 한 명(2년간 꽤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이 들어오는 날 보더니 “학위기 때문에 왔죠?” 라고 물었다. 내가 “네” 라고 대답하자 직원은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5분여 전화통화를 하더니 내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한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양복차림의 신사들이 수학과 사무실로 몰려오는게 아닌가?! 이게 왠 걸, 이학연구과장과 관계자들이 나에게 학위기를 수여하기 위해 올라온 것이었다. 그리고선 앞에 정렬하여 내 학위기를 펼치고 한자한자 또박또박 전문을 모두 읽는 것이다. 나는 너무 송구스럽고 죄송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었다(게다가 나만 평상복 차림이었으니..). 뭐 어쨌든 주는 학위는 받아 챙겨야지.. 머리를 꾸벅 숙여 두 손으로 학위를 받았다. 그렇게 죄송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나서 이학연구과를 급하게 빠져나왔다.

Osaka-University-Master-Degree
간사이 국제공항(関西国際空港)행 버스 안에서

 
그렇게 나만을 위한 학위기 수여식이 끝나고 바로 모노레일을 타고 호타루가이케역까지 이동했다. 호타루가이케역에서 간사이공항까지 가는 직통 셔틀버스가 있기 때문. 아슬아슬하게 버스를 탑승하고 나서야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렇게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2년전 입시때 반대편 차선에서 오면서 보았던 풍경과 별반 다를것이 없을 것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나와 내가 느끼는 감정은 굉장히 변해 있다. 그렇게 허겁지겁 챙겨온 학위기를 버스에 앉아 슬며시 펼쳐 보았다.


Osaka-University-Master-Degree

학위는 참 신기하다. 이 작은 종이 쪼가리 한 장이 꽤나 큰 만족을 가져다 준다. 그것은 2년간 학점을 이수하고 연구하고 고뇌했던 모든 것들이 이 한 장에 농축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버스에서 한 동안 이걸 몇 번이고 펼쳤다 접었다 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유학생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덤으로 영문판도 준다.


Osaka-University-Master-Degree

호호호.. 그렇게 학위기를 품에 안고 선잠을 자고 깨니 어느새 간사이 국제공항. 다행히 여유시간이 조금 남았길래 공항내 매장에서 이것저것 과자를 구매했다. 물론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산 것이지만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지라 공항에서 내가 2통이나 뜯어서 먹어 버렸다.. 그렇게 어느정도 배를 채우고 피치항공 비행기에 탑승.
 

그럼 안녕 오사카!

 

 
I was born and raised in Daegu, S. Korea. I majored in electronics and math in Seoul from 2007 to 2012. I've had a great interest in math since freshman year, and I studied PDE in Osaka, Japan from 2012-2014. I worked at a science museum and HUFS from 2014 in Seoul. Now I'm studying PDE in Tokyo, Japan. I also developed an interest in music, as I met a great piano teacher Oh in 2001, and joined an indie metal band in 2008. In my spare time, I enjoy various things, such as listening music, blogging, traveling, taking photos, and playing Go and Holdem.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me with comments, email, guestbook, and social medias.



10 comments

  • 오오, 졸업하신 건가요?! 이런 소식이 늦었네요. 축하드려요!그리고 앞으로의 새로운 도전에서 역시 모든 게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 제가 수학과라서 유학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보통 일본 대학원은 미국 대학원과 달리 장학금을 많이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리고 님깨서 TA를 하셨다고 했는데 TA로 받은 돈으로 학비와 생활비가 충당이 가능한가요??

    • 안녕하세요. 석사과정은 장학금 액수가 크게 많지 않지만 학비와 생활비는 충당 가능합니다. TA는 그냥 용돈벌이 정도에요. 박사과정같은 경우 보통 JSPS를 하게 되면 월 20만엔에 추가로 1년마다 150만엔 연구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니 제가 알기로는 일반적으로는 미국보다 금전적인 조건이 좋습니다. 미국같은 경우 펀딩이 천차만별이라 잘 모르겠네요. 그 쪽은 워낙 학비 원금 자체가 비싸기도 하고…